이제는 영영 못보겠지만...


그 동안 정리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 어제 결국 최종적으로 폐업전문업체에 의뢰해서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폐업 업체에게 맡기게 되어 큰 돈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아버지 병원비와 당분간의 생활비 정도로 쓸 수는 있을 거 같아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99년쯤 스타크래프트가 한참 떠오르고 거기에 맞춰 피씨방들이 하나 둘씩 생겨날 때 근처에 생긴 피씨방때문에 이전에 했던 만화가게를 폐업하고 피씨방을 시작한지 벌써 7년이나 되었네요.

특별히 큰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 영세하게 시작한 피씨방으로 꽤 오래 버틴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주변에서는 '피씨방이 뭐가 힘들어' 라던지 '돈 많이 벌지 않느냐' 라고 이야기 하기도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씁쓸한 웃음만 짓곤 했었습니다. 실제로 돈을 좀 벌 수 있다는 말은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떠오르고 리니지, 디아블로2 같은 게임에 사람들이 몰릴 때 이야기였지 지금은 오히려 투자한 비용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적자 운영을 해나가는 피씨방들이 대다수입니다. 게다가 특성상 24시간 운영해야 하는 업종이라서 그런지 사람을 따로 써야하는 것도 그렇고 아르바이트 생이 하루라도 출근을 안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밤을 새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어쨌거나 업자가 와서 컴퓨터들을 쌓아놓고 들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있으니 내색은 못하더라도 속으로는 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이제는 영영 못볼 가게 컴퓨터들이기도 하고 진짜로 끝이구나 싶기도 하고 큰 돈을 투자했지만 정리하고 손에 들어온 돈은 얼마 되지도 않으니....

결국 피씨방 때문에 가족들이 건강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접고나니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하나라는 걱정도 앞서네요.

당분간 부모님과 함께 재충전을 하고 새로 시작할 무언가를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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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ino